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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를 물에 넣으면 커진다?(진주협회 칼럼)

오뜨다이아몬드 2008. 7. 7. 10:21
글: 이명복


기사입력 : 2008년 07월 04일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필자는 진주업계에 10여년 일하면서 네다섯 차례 비슷한 질문을 받거나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답부터 얘기하면 ‘아니다’ 일것이다.

하지만 진주의 성질을 봐서는 아주 허무맹랑한 얘기도 아니지 않을까 생각하곤 했다. 진주는 벽돌로 지은 집과 같이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지만 벽돌집처럼 완벽하게 이가 맞물려져있는 구조는 아니다. 따라서 층과 층 사이에는 미세한 틈이 있고, 이 틈 사이에 미량은 수분이 흡수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면 흔히 말하는 진주가공은 진주층사이로 특정의 액체를 침투시켜 층과 층 사이에 끼어있는 이물질을 청소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층과 층사이의 투과력이 좋아져 어두운색의 원주는 진주 본연의 색을 찾게 되고 더 환한 광채를 내게 되는 것이다. 보통 가공기간은 3주정도 걸리는데 이는 진주층 사이에 액체가 침투되는 적절한 시간이 3주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이와는 다른 개념의 진주가공법으로 염색이 있는데 주로 골드진주에 적용하는 방법인 ‘염색’이 있다. 물론 염색이 아닌 천연색상의 골드진주도 다량 유통되고 있으므로 골드진주는 염색이라는 오해는 없기를 바란다. ‘염색’ 또한 진주층사이의 빈 공간에 특정색의 염료를 침투시켜 원주의 색보다 더 진한 색상으로 바꾸는 과정으로 이는 진주가 수분을 흡수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물이 아닌 진주를 오래도록 본연의 색을 유지하게 하려면 일정량의 수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수분 공급이 필요하다. 보통 진주 전문매장의 진열대를 보면 작은 컵에 물을 담아놓은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강한 조명의 열로부터 진주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것이다. 수분을 공급한다고 진주를 물에 장시간 담가 놓는 것은 불필요한 이물질을 충전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되겠고, 직사광선을 피하고 약간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보관하면 보다 오래 진주의 색과 광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 진주를 진열하고 판매를 하다보면 사람의 손이 닿는 것은 당연하다. 한번은 거래처 손님이 5~6개월 된 진주의 색상이 변했다고 항의를 해온 적이 있는데 대화를 나누어보니 여러 명이 손으로 직접 만진 진주를 닦지 않고 그대로 진열했다는 것이다. 진주는 광물이 아니기 때문에 세척을 통해서 다시 색과 광을 살릴 수 없다. 진주를 판매하는 매장은 진주를 자주 닦는 것을 습관화해야 좋을 것이다. 필자의 경험상 진주의 색과 광채를 유지시키는 가장 중요함은 부지런함이다.

/ 한국진주협회 부총무
바다진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