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의 문제점

글: 황남걸


기사입력 : 2008년 06월 20일

7월 1일 시행을 앞둔 부가세 매입자납부제도는 특정단체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급조된 듯한 제도로서 나로 하여금 과연 그 시행을 이대로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한다. 이 제도를 만드는 과정 그 어디에도 금지금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흔적은 없다. 더구나 이 제도의 중심에 있는 신한은행측은 이 제도를 설명하는 자리에 금지금과는 전혀 상관없는 10여명의 사람들을 참석시켰을 뿐이다.

지난 4월 이 제도를 설명하던 기획재정부 담당자는 이 제도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우리들에게 ‘우선 시행해 보자’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어처구니 없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혼란을 야기시킬 수도 있지만 이미 만들었으니 일단 시행하겠다는 그 무책임함은 지금도 호된 몸살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면세금제도를 연상시킨다. 이에 나는 부가세 매입자납부제도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우리 업계 모두가 함께 고민하기를 바라며 다음 세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첫째, ‘당일 부가세를 납부하지 않을 시 매일 0.03%의 가산세를 물게 하겠다’고 했는데, 세금계산서에는 청구와 영수의 표기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제도이다. 상거래에서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외상거래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기초적인 개념조차 고려하지 않은 그런 제도이다.

둘째, ‘입금된 매입자의 부가가치세는 그 매입자가 금지금을 매출할 때 그 매출세액 범위 내에서 실시간 환급해 주도록 한다’고 했는데, 거래단위의 범위나 거래방법(금액에 중량을 맞추는 경우)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다. 금시장의 실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제도이다.
셋째, 이 제도의 시행은행인 신한은행은 이미 금사업을 하고 있으며 도매와 소매(일반소비자)를 모두 취급하면서 각각의 이익률에 약차한 차이를 두고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제도가 시행이 되면 우리의 매입시세와 매출시세가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신한은행으로서는 누워서 떡 먹는 장사를 하게 되는 셈이다. 은행의 막강한 네트워크를 감안할 때 우리로서는 긴장의 끈을 바짝 죄어야 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하여 신한은행이 매집금까지 손을 대게 되면 그 파장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위의 세 가지 외에 더 많은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위에 언급한 문제점은 내 개인적인 관점에서 바라 본 것으로서 무조건 옳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나는 우리 업계 모든 사람들이 이 제도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관심과 다양한 의견 표출은 올바른 대안을 만들 수 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볼 일이다. 우리 시장을 지키려는 굳은 의지가 필요한 때이다.

/ (주)베스트골드 대표